2013. 2. 1. 20:32ㆍReference
<2013 문화예술 트렌드 분석 및 전망>
공감의 문화예술, 아픈 사회의 치유(healing)
각박한 삶속에서 하루하루 불안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속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이들의, 끝을 알 수 없는 무한 경쟁의 사다리를 끊임없이 밟고 올라가야 하는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공감하며 치유하는 문화예술을 통한 힐링이 주요한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청춘콘서트>, <힐링캠프> 등을 통해 수평적 자세로 대중의 고통에 공감하는 힐링 리더에 대한 관심이 나타났는가 하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도록 하는 손쉬운 여가문화의 일환으로서 힐링음악, 힐링서적(아마존 4만 종 이상, 교보문고 천종 이상), 힐링방송(생명전자방송국), 힐링여행이 등장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문화예술의 힐링적 가치에 대한 관심은 학교폭력 및 정서적 결핍에 시달리는 청소년의 상처 치유를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나 <팜스쿨>, <창의예술캠프>와 같은 자연 속 생태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계속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체(community)와 예술, 함께 길을 찾다
지역차원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큰 트렌드는 ‘문화예술을 통한 마을공동체의 회복’ 움직임이다. 2011년의 경우 폐건물의 문화공간화 등을 통한 지역 재생 프로젝트가 붐을 이루었다면 2012년에는 이러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서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스스로의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해체된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고자 하는 활동들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서울시의 ‘5개년 마을공동체 기본계획’, 부산시의 ‘창조마을 만들기’, 경기도의 ‘융합적 마을만들기’와 같은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마을만들기’ 사업과 함께 ‘바벨 디스코스 프로젝트’와 같은 생활문화공동체 사업, ‘상화와 함께하는 골목주민 다다 프로젝트’, ‘장흥 오~라이 프로젝트’, ‘마을이야기학교’ 등과 같이 공동체 구성원이 자신의 삶과 사회적 이슈들을 주제로 능동적으로 예술에 참여하는 ‘생활문화예술’ 활동이 의욕적으로 추진되면서 지역문화공동체 회복을 위한 지역주민과 예술인들의 능동적 참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예술, 공정한 시장을 요구하다
2012년에는 저작권 제도의 개선과 문화산업의 독과점 구조에 대한 시정의 요구들이 보다 구체적이며 집단적인 형태로 나타났다. 먼저 영화음악의 공연사용료 징수를 둘러싸고 영화음악저작권 대책위원회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간의 분쟁이 있었으며, 과도하게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는 다운로드 서비스와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 등 온라인 음악시장의 문제에 대해 대중음악인들의 ‘Stop dumping Music’ 시위가 있었다. 또한 음원 저작권자와 유통업자 간 수익 배분구조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싸이와 김장훈의 갈등으로 공연저작권에 대한 이슈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소설이나 웹툰을 소재로 한 공연이나, 뮤지컬을 토대로 한 영화, 게임, 음반, 캐릭터 상품 등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나, 국내 단체와 해외 문화예술단체와의 합작이 증가하는 최근의 경향을 볼 때 이후 훨씬 다양한 저작권 관련 분쟁과 이슈가 생성될 것이며,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 요구도 강화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영화 관객 수가 1억 명을 돌파하고 <도둑들>이나 <광해>와 같이 천만 관객 달성 영화가 2편이나 나오는 와중에 <피에타>나 <터치>와 같은 저예산 영화와 독립영화를 관람한 관객의 수는 1억 관객의 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 영화산업의 독과점과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고 영화 산업 생태계의 건강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 요구 또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술가로 먹고 살자: 예술인 복지와 협동조합의 본격화
2012년 ‘예술인복지법’의 시행 및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출범과 함께 예술인 복지제도의 실효적 정착을 둘러싼 논의들이 확산되었으며, 예술인 노동조합인 ‘예술인 소셜유니온’, ‘뮤지션 유니온’이 출범하여 예술인의 생존권과 인권에 대해 스스로 발언하고자 하는 집단화 움직임도 나타났다. 한편 ‘협동조합 기본법’의 시행과 함께 새로운 자립의 대안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사회적 기업으로 활동하던 단체들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둘러싼 고민들이 본격화되면서 문화예술계의 생존과 자립을 위한 새로운 실험과 시도 또한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류의 새로운 이름, K-Culture로 비상하다
2012년 전 세계를 휘몰아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은 기존의 댄스 아이돌 그룹 중심의 K-pop과는 다른 새로운 성공모델(참여와 공유에 기반한 SNS를 통한 전파, 차별적인 메시지와 재미, 전 세대를 아우른 포용력)을 제시했으며, 소리꾼 이자람의 <억척가>와 같은 K-art 등이 세계무대에서 호평을 받으며 K-drama가 주도했던 한류 1.0시대, K-pop이 주도한 한류 2.0시대를 넘어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한국적 소재로 세계인이 공감하는 K-Culture, 즉 한류 3.0시대로의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여가소비의 세대별 다층화와 문화복지 화두의 부상
‘100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중장년 세대를 중심으로 인생을 즐기고 자신을 가꾸고자 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문화콘텐츠 업계의 새로운 ‘빅 컨슈머’로 떠올랐으며, <건축학개론>, <응답하라 1997> 등으로 90년대 복고문화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7080 복고콘텐츠 이후 세대(generation)간 문화콘텐츠의 상품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편 경제적 이유 등으로 여가향유에서 소외된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사업, 문화복지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이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전문매개인력’의 역할이 핵심적 요소로 지적되면서 ‘문화예술교육사’나 ‘문화복지사’와 같은 전문인력 양성이 화두로 부상했다.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
2009년부터 시작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일명 ‘오디션 스타’들이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진출하면서 대중음악의 생산자와 수요자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지각변동을 예고하는가 하면 <용감한 녀석들>, <형돈이와 대준이>와 같은 개가수(개그맨+가수)들이 음원 차트를 석권하고 하정우, 유지태 등 스타 배우들이 감독 데뷔 선언을 하는 등 대중문화계 장르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한편 <닥터의 승부>나 <황금알> 등을 통해 매출된 인포테이너(infortainer)나 ‘이외수’ 등 SNS를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21세기형 폴리테이너(politainer) 등 타 분야 전문가들이 영역을 뛰어넘어 활발한 엔터테인 활동을 벌이는 것 또한 새로운 흐름으로 꼽혔다.
문화다양성, 문화정책의 키워드로 부상하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의 수가 140만 여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면서 그간 결혼이민자 가족이나 단순기능근로자에 초점을 맞춘 일방적인 다문화지원정책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이 동등하게 사회, 정치,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표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다양성’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탈북자 등 우리 사회의 소수집단들이 <제1회 에이블 연극제>, <제1회 서울이주민예술제> 등을 통해 활발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나가고, <십센치>, <어반자카파> 등 인디밴드들이 공연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국내 창작뮤지컬이 새로운 부흥기를 맞는 등 비주류의 역습이 지속될 전망이다.
SNS로 놀기, SNS로 말하기, SNS로 뭉치기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SNS가 국민 생활 속에 정착되면서 중장년, 노년세대까지 이용자층이 확대되고 있으며, 개인의 다양한 취향에 부응하는 콘텐츠들의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리슨미>, <밴드> 등과 같이 자신의 입맛에 따라 고르는 다양한 문화예술 전문 플랫폼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팟캐스트는 새로운 사회적 소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T-24 소셜페스티발>, <만민공동회>, <X-마스 솔로대첩> 일반시민들이 SNS를 통해 소셜파티를 기획하고 뭉치는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전문기획가와 비전문가의 경계 또한 허물어지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에서 시티즌 오블리주로
<People GATE>, <The소금>, <예술나무포털(artistree)> 등과 같은 재능매칭 기부사이트가 나타나면서 과거 일방적인 재능기부에서 각자가 가진 다른 재능을 서로 주고받는 재능교환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철가방 우수씨> 등 재능기부를 통한 합동제작 방식, 예술인에 대한 의료복지 혜택과 재능기부를 맞교환하는 새로운 교환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스마트폰과 SNS의 확산으로 <기부톡>, <빅워크> 등과 같이 인터넷과 휴대폰 앱(Application)을 통한 스마트 기부가 떠오르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투자의 어려움을 겪었던 영화 <26년>과 <또 하나의 가족>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목표액을 달성하여 소셜 펀딩의 잠재력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한편 최근에는 문화예술 프로젝트에 대한 ‘후원’의 방식보다는 ‘투자’에 중점을 둔 <머니옥션>과 같은 P2P금융 크라우드 펀딩 투자 플랫폼이 각광을 받고 있어 다변화되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을 위한 제도적 보완조치가 요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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