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27. 00:07ㆍReference
광주 광산구 복지자치 실험1 ‘더불어樂 노인복지관’
더불어樂 자치 대동회-어르신, 대상자에서 운영의 주인으로
복지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현수막이 있다. '마을에서 어르신 한 분을 잃는 것은 큰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 어르신은 단순히 복지 재정을 소비하는 수혜자가 아니다. 이는 지역의 원로인 그들의 지혜와 경륜을 지역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거드는 활동, 바로 복지관의 철학을 한마디로 나타내주고 있다. 어르신을 세상의 중심에 서도록 하는 시작은 자치회 운영이다. 3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 된 자치회는 운영 전반은 물론, 행사, 프로그램 강사 채용까지 어르신들의 손으로 이루어지 는 자치의 현장이다. 예를 들어, 마을 찻집과 도서관 건립 땐 자치회 결정에 따라 기부금 상한제를 두었다. 몇 몇의 큰돈으로 공간을 만드는 게 아니라, 누구나 공간 만들기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 는 제안이었다. 어르신들의 지혜가 돋보였다. 프로그램 강사 채용을 직접 하면서 강사에 대 한 불만이 사라졌다. 책임감의 결과이다. 더불어樂 대동회도 주목할 만한 현장이다. 이는 스위스 란츠게마인데를 실험하는 최고의 마을 광장이다. (란츠케마인데 : 스위스 아펜첼이너로덴 주(州)와 글라루스 주의 최고 의결 기구로, 주민이 매년 한 번씩 모여 주법을 표결하거나 주 지사, 주 정부 각료 등을 선출.)의제를 어르신들이 직접 제안하고 발표, 결정하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현장이다. 대동회는 매년 2회씩 마을축제로 진행된다. 지난 대동회에선 경로 식당 배식 방법을 결정했다. 좁은 주차장 넓혀달라고 떼쓰지 말고 한 달에 한 번은 차 없는 날을 만들자는 제안도 초록색 찬성표를 얻었다. 이런 복지관의 시도가 주민 스스로 마을의 복지 의제를 제안하고 결정하는 마을등대와 주민 회의도 이끌어냈다. 마을등대는 이웃이 이웃을 살피고 돌보는 공동체 운동이다. 마을 주민들이 복지 의제를 발굴하여 논의한 후 서로 도와준다. 21개동 주민들은 주민회의를 통해 예산을 편성하는 마을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주민이 정하면 행정은 이에 따른다. 행정의 지원 없이 오롯이 어르신들의 후원금과 재능 기부로 만들어진 마을 찻집과 마을 도서관도 있다. 어르신들 스스로도 지역을 위해 펼친 최초의 사회문화 운동이라고 평가한 다. 멋진 나눔 활동도 있다. 사회활동지원사업(일자리)에 참여한 노인들이 월 20만 원 급여 중 5000원씩을 저 멀리 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의 아이들에게 전한다. 손자들의 이름으로. 멋 지지 않은가. 더불어樂 시설은 낮에는 노인복지 본연의 공간으로, 밤에는 주민들의 동아리 활동과 자치 활동의 공간으로 사용된다. 주말에는 3대가 함께 어울리는 청소년 학교다. 인권이 무엇인 지, 할아버지와 손주가 함께 글을 쓰고 그림으로 표현한다. 마을 지도를 함께 만든다. 이때 어르신들은 마을의 최고 안내자다. 더불어樂 시설은 어르신들이 직접 서예, 탁구 등을 지도하는 재능 기부의 못자리다. 공간을 내어주는 시도만으로도 교육, 문화, 사회 참여 활동의 씨앗 방으로 포문을 열었다. 참으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된다. 마을 소식을 알리는 마을 라디오, 인문학당이 재미지다. 책 읽는 벤치 사업도 있다. 복지관 곳곳은 책장이고 마을 도서관이다. 국보급인 어른들의 바느질, 음식 솜씨를 젊은 주부들에게 전승하는 솜씨 나눔학교는 어르신들을 당당하게 세운다.
복지관을 넘어 마을공동체로
더불어樂의 변화는 복지관 공간을 지역 사회에 여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복지관에서 일 하던 국장, 직원들을 과감히 정치, 마을로 파견했다. 사무국장 출신 구의원이 탄생했다. 어 르신들은 그를 파견했다고 말씀하신다. 지역 활동가로 정치의 현장에서 일하라는 무거운 명 령이다. 또 다른 복지사는 어르신들과 협동조합을 재구성하여 마을로 자리를 옮겼다. 쉽지 않은 결단이지만 더불어樂의 실험은 한 계단씩 영역을 넓혀갔다. 어르신들은 광주/전남 1호 더불 어樂 협동조합에 출자해 인생 이모작을 시도했다. 고소한 두부를 만드는 부지런한 손, 두부 마을 공장은 대기업이 부럽지 않다. 이문이 남지 않아도 사람과 사랑을 이어주는 밥상 마실, 어르신들의 손맛이 따뜻하다. 기품 있고 멋진 바리스타를 만나려면 더불어樂 카페를 찾으면 된다. 그곳은 이미 나눔과 평화의 공간이다. 수익의 10%를 복지관 어르신들의 활동에 후원 한다. 학습 없이 진보 없다. 학습하고 토론하는 모습도 더불어樂 조직의 힘이다. 매주 자체 학습 과 글쓰기 강좌를 하여 촘촘하게 기록한다. 더불어樂은 노동의 가치를 귀하게 여긴다. 그게 복지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농부 차림의 복지관 복지사들이 목요일이면 농부가 되어 협동농장을 일군다. 재배한 각종 야채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거나 마을 식당에 납품하기도 한다. 그들의 노동이 거룩하다.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하는 복지사는 아이들의 친구인 아동센터를 선택했다. 아직 지방자 치단체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열악한 시설이다. 마을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 그녀 역시 더불어樂식 파견이다. 그들이 진정한 활동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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